Entry ___230



ENTRY ___230

: TEMPORAL CORRECTOR ZERO :
: LOG ENTRY _______230. :
 
우리의 조그만 고무보트는 검은 점판암 해변에 다다랐다.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시스템 로그를 확인했다. 오염 등급이 올라갔고, 에러가 사방팔방으로 튀고 있었다.
 
갑자기 산이 시야로 떠올랐다.
좋아, 누가 또 중력을 망가뜨렸어? 무책임하기 짝이 없구만.” 내가 불평했다.
 
그 위에서 뭘 하고 앉은 거야? 지금 당장 내려오지 못해!” 나는 떠 있는 산에 리포트를 보냈다.
 
산은 끼기기기기기기기기그기긱" 하고 끔찍하게 답했다. 갈려나가는 듯한 지직거리는 소리로 가득한 비명이었다.
 
이게 내가 허구한 날 맞닥뜨려야 하는 부정적 태도 나부랭이야.” 에러 로그를 읽으며 산의 괴상함을 조사하는 동안, 난 딱히 누구를 특정하지는 않은 채로 투덜거렸다.
 
문제에 관해 따뜻하게 대화하려고 해 봤슴까?” 크리스토퍼러스가 첨언했다.
 
날아다니는 산에다 친절한 말을 지껄이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니면 그냥 내 이온 빔으로 기화시켜 버릴 수도 있는데. 어쩌면 애초에 저렇게 떠다니고 비명 지르도록 설계됐는지도 모르지? 누가 알아. 난 어머니가 아닌걸. 모든 것의 설계자는 어머니고, 그로모프 이사의 기량 부족 탓에 이 문제에 대해서 어머니랑 상의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해수면에 수백만의 골칫거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이 공기 중으로 끌려 나오고, 춤추면서 교차했다.
중력 문제는 산 하나로 끝나지 않는 것 같았다.

물이 하늘로 탈출하는 통에, 바다에서 떠오른 광고판이 드러났다.
48% 삭아버린 광고판은 부분적으로 나사가 빠진 행복한 음정으로 머릿속에서 노래를 불렀다. 유저들이 살아있던 시절 자동차를 마구잡이로 다운받던 때에 관한 노래였다노래 안에 담긴 낭랑한 메아리는 내 주의를 끌었고, 그건 잠시 동안 광고판의 이미지를 쳐다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영리한 마케팅 꼼수였다.
광고판은 비정상적으로 조정된 흉부를 갖도록 포토샵 처리된 모델을 담고 있었다오래 전에 죽어버린 유저들은 이런 모습을 좋다고 생각했던 건지, 아니면 그런 걸 싫어했는데도 패션 수요 때문에 받아들이고 만 건지. Directorate 앱 시스템이 어떤 의도로 디자인을 했는지는 몰라도, 저건 광고로서의 가치를 잃은 것 같았다. 광고판이 쓰레기 광고 한 다발을 내 마인드 서버에 강제로 업로드한 데다, 그 매트릭스 하나하나마다 바이러스를 무지하게 많이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그것들을 거의 다 쳐내긴 했지만, 바이러스 하나가 어떻게든 내 방화벽을 뚫고 들어왔다. 
내가 무료 자동차 다운로드!”이전 버전과 호환되는 척 해 보세요!” 같은 내용을 질러대는 초광속 광고를 지우는 데에 신경을 쏟는 동안 광고판 바이러스는 몰래 내 소프트웨어 안으로 짜여졌다.
형체 조절 소프트웨어가 바이러스에 굴복하며 오류를 냈고, 광고판에 있던 여성의 굴곡진 몸매를 복사해냈다.
대단하구만. 아주 빌어처먹게 대단해.
내 형체의 설정을 재조정하려고 했지만, 프로그램은 따라주지 않았다.
나는 소스 코드를 나중에 뜯어 고치기로 하고, 더 악화되는 결과를 낳지 않길 바라며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모습을 인정했다.

크리스토퍼러스 장관은 내 불만에 낄낄거렸다.
나는 무한한 반감의 시선을 내비쳤다. 그러다 내 얼굴이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는 걸 기억해 냈다.
아마 좋은 일로 칠 수 있을 테지.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 광고판에 있던 여자애 면상을 하고 있었을 테니까.

중력 파장은 보이지 않는 폭풍처럼 행성의 표면을 타고 질주했다.
그것들은 죽어버린 지 오래인 건물의 꼭대기 층을 찢어 공기 중으로 들어올렸다.

이게 바로 내가 하루 휴가를 냈을 때 생기는 일이지. 우주가 끌러지고 있잖아.” 크리스토퍼러스에게 말했다.
나는 문제가 훨씬 심각하단 걸 알았다. ANNET이 너무 오래 꺼져 있었다. G는 쓰잘데기 없는 날라리 글자들이었다. 에러 무더기가 넘쳐났다. 시스템을 빨리 고쳐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가능성 계산 앱이 가장 가능성 있는 결과를 제시했다. ‘행성 전체가 중력파에 갈가리 찢겨서 쪼매낳고 쪼매난 아원자 쪼가리가 될 거예요.’
난 크리스토퍼러스가 관리자 특권을 남용해서, 중력파의 방향을 바꿔 DEX 수리 시설을 묵사발 내는 멍청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 수리 센터랑 서버 좀 작작 닫아!“ 나는 해친슨 장관의 대가리를 흔들어댔다.

우리 여행 스케줄 있단 말임다!” 그가 징징거렸다.
 
다 끝났어! 나도 할 만큼 했다고! 엄마 부른다!” 나는 소리쳤다.
 
안대에에애애에에으르에으앵 크리스토퍼러스가 날아다니는 산과 비슷한 소리로 통곡하기 시작했다.
 
“G! 그로모프 박사는 어딨는 거야!” 나는 강경하게 물었다.
 
G: [그로모프 이사의 활성화된 최신판은 달에 위치해 있습니다.]
 
? 달까지 걸어가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알기나 해?” 난 짜증냈다.
 
G: [버스를 타세요.]
 
다음 버스가 언제인데?”

G: [다음 버스는 셔틀 개박살과 다른 _시스템 오류 딜레이에 의해 42847583824335 시간 후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장난해?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고! 시스템 부패가 증진되고 있다니까!”
 
G: [죄송합니다. 간단하게 날개를 만들 수 있으시겠죠? 당신같이 작은 요정이라면 요정답게 날아가세요.]
 
그래, 이게 다야. G가 시스템 오염 때문에 공식적으로 정신 나갔다는 거.
나는 날개를 만들 가치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고 형상 앱을 키려고 해 봤다. 작동하지 않았다.
G-랄맞은 바이러스 매트릭스가 내 형체 조작을 계속 침해하고 있었고, 내가 파고들수록 바이러스는 더 깊이 들어가 내 소스코드 안에 프랙탈 모양으로 퍼져나갔다.
 

오오우우우... ! 알고 있었슴다! 당신은 요정님임다!” 크리스토퍼러스가 신경질 나는 징징거림을 멈추고 발언했다.
 
요정 아니야!” 내가 주장했다.

저는 저어얼대로 기이마아아안당하지 않을검다!” 크리스토퍼러스가 불만을 뱉었다. 특히 G랑 저랑 의견이 맞을 땐 더더욱! 이제 21임다! 잠재지각의 민주적 절차임다!”
 
요정. 아니. 라고.” 난 맥없이 반대했다.
가망이 없었다. 규칙 밖에서는 힘을 쓸 수 없다.
 

G-시스템은 터미널 오염에 짓뭉개져서 망해 버렸다.
골짜기는 너무 컸고 지구는 파멸을 맞이했다...



Credits

Hugs and love to all our DELICIOUS PATRONS

Art Director:
Vitaly S Alexius

Model:
Ariane Saint-Amour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