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y ___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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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틀러
]| G-DIR 사원 ID # 95 11 26 :
]| 소속: 월면 안내인 / 관리자 돌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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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왔답니다. Directorate 타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죠! 여기서 분명 우정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그로모프 박사에게 쾌활하게 말했습니다. 그는 할 수 있는 가장 비참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 오두막만큼이나 황량해 보이는데.”
그로모프 박사들은 돌보기가 어려워요. 전 일단은 이 사람이 끔찍한 운명을 맞이하지만 않길 바랍니다. 맨 처음 만났던 그로모프가 생각나네요. 그는 달에 도착해서 굉장히 기뻐했죠!
그에게 일어난 일은 전부 내 탓일까요?
아니면 그로모프가 건드렸던 손상되고 오염된 시스템 앱 탓일까요? 그로모프가 이 달에 오랫동안 있기엔 너무 연약한 탓입니까? 타워에 접근했을 때, 저는 여태껏 잃어버렸던 그로모프들을 떠올렸습니다. 똑같은 오류가 다시 일어나게 내버려둘 순 없어요...
첫 번째 그로모프가 제게 왔을 때, 저는 그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지금까지도 절 괴롭히고 있어요... 그의 유령은 떠나지 않고, 언제나 저를 지켜보며 늘 원하는 것들을 속삭이고 있습니다.
두 번째 그로모프에겐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정원사가 되고자 했어요. 한동안, 그는 할아버지의 오두막에서 정원을 평화로이 가꾸고 있었죠. 전 그를 좋아하게 되었고, 결국 우리는 친구가 되었어요. 하루는 그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꽃”을 피워낸다고 광고하던 스마트-화분에 꽃을 심었습니다. 우리 둘 다 그 멋진 꽃을 보길 고대했어요!
하지만 화분에서 자란 건 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괴상한 불량품인가 했죠. 위험을 직감하기도 전에, 그 무시무시한 것이 그로모프를 삼켜 버렸습니다. 잠시간 제가 대체 뭘 본 건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날렵하고 끔찍했어요. 불을 질러도 그것을 죽일 수 없다는 걸 확실히 알고 난 뒤, 저는 뒤처리용 드론을 시켜 그 ‘꽃’을 봉인했습니다.
세 번째 그로모프는 어느 날 거품 목욕을 하기로 했답니다. 물에다가 온갖 것을 풀어놓더니, 영원히 씻겨나가고 말았죠. 그를 구성하고 있던 원자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 입욕제 브랜드는 다시는 안 사려고요.
그로모프를 돌봐주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깨달은 게 바로 그 때입니다.
네 번째 그로모프는 에어컨 때문에 동사했습니다.
다섯 번째 그로모프는 그만을 끌어당기는 자석에 의해 갇혀버렸죠.
여섯 번째 그로모프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더라, 모르겠네요. 다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했거든요... 아, 그렇지! 그는 실수로 오두막 안에서 그의 오두막을 선형 특이점으로 바꿔버렸어요. 어떠한 앱도 그에 대해 실토하지 않았고요.
일곱 번째 그로모프는 빛나는 지퍼가 달린 주황색 우비를 찾아냈어요. 꽤 들떠 있더군요... 그때 알아챘어야 했는데요. 그 시점에 저는 어느 정도의 편집증을 앓고 있었어요. 그 우비가 나타나기 몇 주 전에, 들판에서 붉은 토끼풀이 흰 토끼풀들 사이에 피어났다고요. 저는 그 밭에 불을 지르고, 쟁기질을 하고, 다시 씨를 심었단 말예요. 이상한 일들이 절대 그로모프한테 좋을 리 없죠. 7번 그로모프는 이해하지 못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 어떤 그로모프들도 여지껏 이해한 적이 없어요. 제 판단에도 불구하고 전 그 우비를 불태우지 않았죠. 비가 오던 날 7번 그로모프가 그 우비를 입고 나갔다 돌아왔을 때, 지퍼를 풀자 그도 함께 풀어졌어요. 다시는 그의 지퍼를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여덟 번째 그로모프는 소파에서 졸다가 감자 자루가 되어 버렸어요. 전 그 소파를 퇴역시켰습니다. 고지식한 가구들은 믿을 게 못 돼요.
아홉 번째 그로모프는 저녁 식사로 방금 요리한 감자의 출처를 알고 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머리를 부딪쳤습니다.
열 번째 그로모프는 다표면 청소기에 의해 기억이 깔끔해졌습니다. 열한 번째 그로모프는 온전히 근육으로 이루어진 회전 타원체가 되어 버렸고요. 열두 번째는 영원한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열세 번째는 고밀도 커피를 마시고 미쳐버렸어요. 저까지 미쳐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상당히 오래 갔었죠.
14번 그로모프 박사는 당연히 죽음을 두려워해서, 월면 시스템 주식회사의 보호 앱을 구매했습니다. 보호 앱은 14번 그로모프를 크기 없는 점으로 압축시켰습니다. 저는 앱에게 그를 다시 되돌릴 수 있는지, 14번 그로모프가 현재 존재하긴 하는 건지 물었습니다. 그 앱은 1차원적 존재는 무의미하며, 오직 안전만이 우선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아직까지도 가끔씩 그 앱과 논쟁을 벌이지만, 엄청 뚝심 있는 앱이더라고요.
15번 그로모프 박사는 시간 도약 시계에 의해 머나먼 미래로 보내졌습니다. 그 곳에서는 행복하길.
16번 그로모프 박사는 샤워 중에 미끄러졌습니다. 어떤 앱도, 어떤 달 시스템 사의 제품도 관여되지 않았죠. 딱히 놀랍지도 않아요. 통계적으로 봤을 때 욕실이 집 안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고 하더군요.
17, 18, 19번 그로모프는 거의 동시에 도착했습니다. 지구에 있는 원본 그로모프가 그 날 죽을 고비를 세 번이나 마주한 모양이죠! 그들은 오두막에 살면서, 카드놀이를 하고 미래에 대해 논의하면서 꽤 행복하게 지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전구가 나갔습니다.
전 이제 최소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알게 되었네요. “전구를 가는 데 얼마나 많은 그로모프가 필요할까?” 답이 뭐냐고요? 3명 이상이죠. 그들의 증발한 시체들로부터 나온 먼지를 치우는 데 거의 일주일이 걸렸어요.
그 때부터 혹시 손상되고 반쯤 돌아버린 시스템이 그들을 고의로 죽이는 건 아닌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인간에게 환멸이 난 거겠죠. 아니면 특히나 그로모프를 싫어하든가요. 그것도 아니면 그 수많은 세월을 보내다 너무 지루해져서 괴팍한 유머 감각을 키운 건지도요.
스무 번째 그로모프는 실수로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칼을 개발했고, 그게 그의 마지막 업적이 되었습니다. 21번 그로모프는 에너지 음료 사고에 휘말려 싸늘한 주검이 되었고요. 22번 그로모프에 대한 기억은 그를 만나려고 했던 흐릿한 기억밖에 없네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생각할 만큼의 가치는 없겠죠.
끝자락의 몇몇은 그나마 더 잘 기억나네요. 23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푹신푹신한 침대에서 천천히 질식했고... 24번째는 셀카 사고 합병증으로 죽었고... 25번째는 승인되지 않은 탐험에 대한 주의를 귀 기울여 듣지 않았고...
그리고 26번 그로모프는 사라지더니 제가 27번 그로모프의 도착을 기다리는 동안 스스로 냉장고에 처박혔지 뭐예요! 그 둘이 친구가 되길 얼마나 바랐는데! 26번이 대체 왜 냉장고 안으로 숨어 들어간 걸까요? 뭔가 무서운 걸 봤던 거겠죠? 게다가 오두막지기도 꺼 버렸네요? 대체 왜 이 난리가 계속해서 벌어지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난 항상 최선을 다했단 말이에요!
저는 마지막 그로모프인 27번을 바라봤습니다. 27. 스물일곱 명의 그로모프들! 분명 이보다 많을 수는 없을 거예요...
그가 가능한 마지막 그로모프라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할까 하고 괴롭게 고뇌했습니다. 애니를 껐던 그 날 지구에 있던 그로모프는 단순히 위험에 처한 게 아니었어요. 스물여섯 번의 위기 이후 결국 죽은 거예요.
결국 27번 그로모프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얘기를 꺼냈다간 아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그에게 충격이나 겁을 주게 되겠죠. 예상할 수 없는 것들은 더는 못 견뎌내겠어요...
Hugs and love to all our DELICIOUS PATRONS
Art Director:
Vitaly S Alexius
Studio Cat:
Nikkita
Assisting Artist:
[Robot base sketches]: Ivan Yakushev
Journal Editor:
Kaitlin Gossett

엔지 죽는 게 너무 기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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