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y ___243



ENTRY ___243


캡틴이 푸른 구름 사이로 은은하게 빛나는 은빛 초승달을 가리켰다.
 
우리는 일단 스물-일곱 번째 앤지 박사와 달에서 합류해야 하네!”
 
나는 스물일곱 번째라는 수식어는 무시했다. 가끔 그런 건 아무 쓸모도 없으니까. 나는 그저 느릿하게 유영하는 침대로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건 끔찍하게 긴 시간이 걸릴 거라고 지적하고, 이내 성층권을 뚫고 지나가면서 질식으로 죽고 싶지는 않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캡틴은 거기에 대한 보완책이 이미 있다고 했고, 그 말에 난 충분한 우주복 대용품이랍시고 어항을 머리통에 초강력 접착제로 붙여놓긴 싫다고 급히 덧붙였다.
 
캡틴이 고심하며 턱을 긁었다. “분명 달로의 지름길이...”
 
“...필요하겠다고요?” 걱정스러워하며 문장을 완성시켰다. 이걸로 오늘도 망치게 생겼군.


 
아직까지도 문이 달려있는 벽이 통째로 지나갔다. 캡틴은 그것이 무게 없는 잔해들의 구름 사이로 회전하며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캡틴이 모직 코트 안에 손을 깊숙이 집어넣더니 분홍색 분필을 꺼내들었다.
 
그 분필은 뭡니까?”
 
이건 말일세, 스니피 군, 표식용 마법의 분필일세!”
 
표식용이요?” 하고 되물었다.
 
그렇다네!” 캡틴이 소리쳤다. 분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데자뷰의 심상찮은 느낌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잡생각들을 다시 잠재의식 속으로 집어넣으려 애썼다. 내가 뭔가를 억눌렀다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뜻이다. 지금 당장은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나는 캡틴이 침대를 정박시키고 미끄러지듯 문 쪽으로 나아가 분필을 그어대는 것을 바라보았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나는 기피하고자 했던 기억들을 맞닥뜨리고 말았다. 캡틴이 ......” 하면서 아무렇게나 휘갈기는걸 보며, 언젠가 캡틴이 저 분필을 이용해 내 이마에 스니피라고 끼적거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격하게 눈을 깜빡이고 머리를 흔들면서 회상을 그만두려고 애썼다. 다시 앞을 바라봤을 때, 캡틴은 본 적 없는 주머니에 분필을 집어넣고 있었다. 문에는 새 표식이 남겨져 있었다. ‘달로 가는 지름길’.
 
나는 캡틴이 문 뒤편에 마치 월면상의 죽음의 황무지처럼 끔찍한 것을 공개할까봐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캡틴은 그러지 않았다. 그저 침대로 돌아와 다시 앉을 뿐이었다.
 
이제 어째요?” 내가 물었다.
 
기다리게나! 실존문은 생각하지도 말게! 분필이 우주에 정서적인 영향을 끼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네!”
 
분필 문제는 거들떠도 보기 싫었지만, 그럴수록 더 괴로워지리란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저 분필로 저한테 스니피라는 표식을 쓴 적이 있지 않습니까?” 내가 물어봤다. “대체 왜 그러셨어요? 그쪽이 보기에 내가 그리 스니피 같지도 않아서?”
 
자네의 신원을 어떻게든 남겨둬야 했네!” 캡틴이 내 어깨를 토닥이며 대답했다.
 
제가 대체 무슨 연유로 제 신원을 잃어버린 건데요?” 하고 덧붙여 물었다.
 
, 이렇게 된 걸세...” 캡틴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과장되게 숨을 들이쉬며 뜸을 들였다. 나는 한숨을 쉬고는 편히 앉기로 했다. (침대를 타고 공중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떠다니면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편한 자세로.)
 
무엇보다도 표지판에 주의 깊게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네!
어느 날, 물자를 찾기 위해 나선 여정에서, 스니피 군이 [경고: 직원 외 출입금지]라고 적힌 표지판을 무시한 채로 카페의 뒷문으로 들어갔지.“
 
나는 신음하지 않으려 애썼다. 이 이야기는 길고, 어쩌면 굉장히 황당할 터였다.
 
G-벅스 커피 전문점의 직원이 아니었던 스니피는, 표지판에 적힌 것을 위반했지. 표지판은 스니피를 직원으로 만들어서 그에게 한 수 가르쳐주려고 했다네.”
 
전 왜 그걸 기억하지도 못하죠?” 내가 말을 끊었다.
 
캡틴이 방독면 너머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따끔한 눈초리를 쏘았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표지판은 무지 과격한 학습책을 가지고 있어서, 스니피의 정신 저장고에 침입해 G-커피숍의 직원 교육용 책자를 심어 넣었지. 스니피의 가장 소중한 기억과 욕망을 카페 직원의 것으로 바꿔 놓은 걸세!
 
이제 다른 건 전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스니피는, 투어 가이드 웃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어 놓았네. 그리고는 먼지로 덮인 G-벅스 앞치마와 작업복을 입고서 그릴을 켜고, 커피 메이커와 도넛 기계를 작동시키러 갔지.”
 
머릿속에서 이상한 움찔거림이 느껴졌다. 반쯤 잊고 있었던 조각들이 정신 속에서 모여들었다. 이건 내가 꿨던 꿈이다. 캡틴은 내 꿈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 날 스니피가 맞이한 첫 고객은 신호등이었어! 스니피는 뇌를 점령한 직원 교육용 책자가 시키는 대로 고객에게 미소를 지었지. ‘어서오세요, G-벅스입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스니피가 정석대로 맞이했다네.”
 
이젠 캡틴의 말이 뒤죽박죽으로 들어왔다. 더 이상 그 말을 들을 수가 없었다. 단어들이 흐릿한 웅얼거림으로 바뀌어갔다. 뇌가 강탈당하며 몸이 경련할 때 거기 서 있었던 걸 기억할 수 있었다. 내 의식이 새로운 지시와 프로토콜에 무너지면서 완벽한 접대용 미소가 내 얼굴에 퍼져나갔다.
 
내가 첫 고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자, 신호등을 닮은 생명체가 그 가냘픈 기계 다리를 끌고 문간을 넘어왔다. 내 머릿속 뇌의 반쯤은 공포에 움츠러들었지만, 다른 새 반쪽은 완전히 차분함을 유지하며 고객에게 질문했다.
 
오늘은 뭘로 하시겠어요, 손님?”
 
신호등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은 빨간 불을 말도 안 되게 빠른 속도로 깜빡일 뿐이었다. 뇌의 새로운 부분이 어떻게든 그걸 이해했다.
 
쿼드러플 프라푸치노.”
 
신호등이 녹슨 강철 갈퀴로 참을성 없이 카운터를 긁어댈 동안 떨리는 다리는 나를 커피 머신으로 데려갔다. 고철끼리 끔찍하게 긁히는 소리가 공기를 채웠고, 내가 거품투성이 음료를 기분 좋게 준비하는 동안 목덜미의 털이 쭈뼛 서게 만들었다. 뇌의 반쪽은 혼란에 빠져 있었다.
 
왜 신호등이 길을 건넜을까? 커피 마시려고?
 
신호등이 무슨 수로 음료를 마신다는 거지?
나는 신호등을 흘끗 쳐다봤다. 입이라고 부를만한 게 없었다.
 
뇌의 새로운 부분이 내 팔을 조종하더니 커피 메이커의 버튼을 눌러서 쿼드러플 프라푸치노를 만들기 시작했다. 더러운 모터오일같이 생겨먹었지만, 그게 기계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빨리 빨리! 좀 있으면 데이트란 말야!”
신호등이 카운터 위를 긁어 고랑을 만들며 안절부절못하더니 날 보고 깜빡여댔다.
이렇게 아침부터 열려있는 카페를 찾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여기 있습니다, 고객님.”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갈퀴의 날카로운 부분에 주의하며 음료를 괴물의 연접식 기계 손 위에 올려놓았다.
 
내 뇌가 공포에 질려 뛰쳐나가고 싶은 동물적 본능과 고객에게 이상적인 접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본능으로 분리되는 동안, 식은땀이 눈썹 위로 흐르고 눈가가 움찔대기 시작했다.
 
신호등은 그것이 앉기엔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는 의자에 앉으려고 했다. 부식되고 불타버린 의자는 신호등 정도의 무게가 앉으려고 하자 죽을듯한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다. 의자의 다리가 찌그러졌다.
 
부서진 문간에서 뼈만 남은 귀신같은 손이 나타나더니, 문틀의 가장자리를 잡았다. 데드 존 망령의 독특한 잡음으로 가득 찬 쉬익대는 소리가 뒤따랐다. 나의 반쪽이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에 반응해 도망치려고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통제할 수 없는 힘이 입꼬리를 잡아올린 뒤, “어서오세요, G-벅스입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고 말하게 만들었다.
 
심장이 요동쳤고 속이 메스꺼웠다. 뇌졸중이라도 오려는 건가? 지금 당장은 뭔 일이든 생길 수 있을 거라고 넌지시 생각했다.
 
, ᅟᅡᆯ스, 제 바리스타라도 된거야? 손가방 갖고 내게서 도망치는 게 그리도 려웠어?
 
망령의 크게 갈라진 녹슨 입에서 나는 잡음은 마치 끼긱대는 브레이크 소리나, 도살장 소리나, 고문당하는 바이올린의 관현악곡처럼 들렸다. 나는 공포에 뒷걸음질하려 했지만, 그 대신 한다는 게-
 
주문하시겠어요?”
 
이즈”--
 
“--그란데 사이즈 말씀하시는 거죠?” 나는 명랑하게 그의 말을 바로잡았다. 내 새로운 정신은 고객과 분명하게 대화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망령은 확실히 그의 열등한 지식을 보였다는 것이 부끄러운 듯 목을 가다듬었다.
-그래-란데로 가운 커피 한 잔, 그리고 분홍색 설탕 가ㄹㅜ 뿌린 도넛도!
 
나는 명랑하게 주문 받은 것을 준비하면서, 도넛 프린트 기계와 커피 메이커가 아직도 회사 기준엔 모자라단 것을 알아챘다. 그리 걱정되진 않았다. 내가 최선을 다하는 동안 나머지는 G사가 해결할 테니까.
수상하고 기름진 물질로 가득 찬 약간 녹은 G-벅스 컵과, 설탕 가루를 단 하나 올린 검게 탄 도넛을 망령에게 전하자, 그는 섬뜩하고 기괴하게 흐느끼며 답했다.
 
ᅟᅥᆼ말 고마워, ᅟᅡᆯ스!”
 
망령은 기쁨에 가득 찬 채 신호등이 기다리는 테이블로 돌아갔다.
 
ᅟᅡᆫ, 좀 어때, 틸다?
 
안녕, 딕슨! 네가 오니까 { 녹색 82.45% } !” 신호등이 수줍게 깜빡였다.
 
내 반쪽은 공포와 혼란에 질려 거의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질적인 다른 반쪽은 그들의 꽃피는 사랑에 이끌리고 있었다.
 
신호등의 깜빡임에 망령이 열정적인 흐느낌으로 답하며, 비현실적이고 고독한 무도장을 만들어냈다. 내가 그들에게 북실한 곰팡이로 덮인 크런치 바 한 쌍을 가져다줄 때, 파일럿이 문간에 기대서 숨을 거칠게 쉬고 있음을 발견했다.
 
여기 있었슴까!” 파일럿이 극찬했다. “아침 내내 찾아댕겼더니 이 벌 같은 양반이 커삐 가게에서 장난질이나 하고 있던 검까!”
 
나는 도움의 손길을 바라며 파일럿을 바라봤다. 살려달라고 소리치려 했지만, 대신에 어서오세요, G-벅스입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말만 나왔다.
 
파일럿은 전혀 납득하지 못한 듯 팔짱을 꼈다.
 
여기서 꺼내 달라고, 이 멍청아, 내 정신의 반쪽이 애원했다. 날 소파에다 묶든가 고래 밥으로 줘 버려. 일단 아무거나 해서 좀 멈춰 봐!
 
아니! 그럴 리가 없잖슴까! 그 입 발린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슴다, 이 파인애플 찬양자!”
 
내 거짓 웃음은 꼼짝하지 않았다. 그에게 어떻게 구조 요청을 보내야 할지 생각하는 동안 나는 파일럿이 음료를 주문하길 기다렸다.
내가 우두커니 서서 그를 바라보기만 하자, 파일럿은 누가 봐도 불안한 듯 꼼질거렸다.
 
빨리 오십쇼, 이 느림보 씨!” 파일럿이 내 G-벅스 앞치마를 잡으면서, 날 카운터 너머로 끌어내려 했다. “캡틴이 우리를 데리고 원정을 나서야 하지 말임다, 그 참된”--
 
손님, 제게 손대지 말아주세요, 안 그러면 49구역 경찰을 부를 겁니다!” 내가 소리치며 파일럿을 향해 버둥거렸다. 그의 손아귀가 불길하게 조여들자 심장이 철렁했다. 내가 파일럿의 심기를 위험한 방향으로 건드리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최소한 저 괴물들은 우리 커피숍 규칙은 지키고 있는데--
 
파일럿이 내 어깨를 잡더니 세차게 흔들어댔다. 혼절하기 직전까지 내 머리가 앞뒤로 왔다 갔다 했다.
그가 일을 바로 그만두고 어서 합류하라고 맹렬히 질책하고 있다는 건 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내 뇌의 G-벅스 직원 교육용 책자가 내 손을 카운터 밑의 긴급 신고 버튼으로 이끌었다. 무음 경보가 구역 전체에 울렸다. 나는 파일럿 너머에 있는 마틸다와 딕슨을 흘끗 보았다. 그들은 열정적인 맞선 자리를 갖다보니 우리의 드잡이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나는 파일럿의 방독면에 손을 얹어 밀쳐내며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도와조! 어른이 필요해!” 그는 병적으로 울부짖고는 갑자기 인내심을 잃은 듯 굴었다. 그는 겉보기에 별로 힘도 들이지 않고, 앞치마를 잡아 날 들어 올려 카페 너머로 던졌다. 나는 인어가 G라는 글자를 매혹적으로 끌어안고 있는 모양의, 벽에 걸려있던 거대한 원형 G-벅스 로고에 부딪혔다.
 
인어는 재와 먼지로 된 구름 속에서 땅바닥에 우아하게 착지했다. 그건 몇 초간 위태롭게 균형을 잡더니, 파일럿과 내가 있는 쪽으로 넘어지려다가 비스듬히 기운 카페의 울퉁불퉁한 바닥을 굴러가더니 테이블과 의자들을 박살내며 우리에게 합판 조각을 흩뿌렸다.
 
내 머리에 심어진 카페 종업원이 공포에 떨었다.
 
으아아아아!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다 된다 해도 이것만은 안 돼! 우리 신성한 마스코트는 안 된다고! 돌아와!” 나는 이식받은 열정에 장악되어 흐느꼈다. 그러고 나서 도망치는 로고를 멈추겠다는 정신 나간 의도로 그것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인어는 카페 앞쪽의 어느 정도 온전한 유리를 뚫고 지나가 바깥으로 굴러갔다.
 
“G사 사유재산 손괴 감지됨!” 보안 드론이 나선형을 그리며 내려와, 카페 앞쪽의 구멍을 향해 눈부신 탐조등을 비추며 외쳤다.
 
손을 들고 밖으로 나와라! 10초 주겠다!”
 
어서 말임다, 스닙퍼! 저 재미없는 옷 다시 입고 좀 서두르십쇼! 돼지들이 우리 삼겹살 범죄 때문에 오고 있슴다!” 내가 드론을 바라보자 파일럿이 내 방염 투어 가이드 재킷을 어깨에 덮어 주었다.
 
“DIRECTORATE G-벅스 사원의 인격화 감지! 사원 소유물 불법 점유 확인! 불법 커삐 졔공 확인,” 보안 드론이 이상한 어조로 말했다.
 
내가 당신을 불렀어!” 내가 드론에게 소리쳤다. “저 자가 불복종 고객이야! 난 여기서 일할 뿐이고!”
 
너는 진짜 바뤼스타가 아니다! 스캔용 자격증을 보여주지 않으면 첩벌할 것이다!” 드론이 요구했다. 뇌 속의 직원 교육용 책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위대한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헌신, 지식, 그리고 기술이 있었지만, 실제 자격증이 없었다. 공포가 엄습했다.
 
빌어먹을.” 드디어 바리스타 찰스와 실제 찰스가 같은 소리를 했다. 드론이 사격을 시작하자 파일럿이 나를 끌어내려 옆에 꼈다. 총탄과 이온 광선이 카페의 벽을 치며 인어가 일으켰던 파괴를 증폭시켰다. 이 불협화음이 마침내 사랑에 빠진 커플의 관심을 우리에게로 돌렸다. 신호등이 그녀의 거미 같은 다리를 뻗으며 우리 머리 위로 섰다.
 
이 도시의 최고의 바리스타를 건드리지 마!” 그녀가 깜빡이며 드론을 내려다봤다. 딕슨이 그녀의 옆에 떠다녔다. 그들의 날카로운 갈퀴가 얽혔다.
 
저 친구가 없ᅟᅥᆻ다면 리의 첫 랑스런 트가 루어질 수 없ᅟᅥᆻ겠지! 리 꺼져, ㅁㅗ기 녀석아!” 딕슨이 드론을 향해 흐느꼈다.
 
정의를 가로막지 마라!” 파일럿과 내가 괴물들 밑에 웅크리자 드론이 명령했다.
 
괴물들이 동시에 드론에게 뛰어들어 할퀴고 베고 긁어댔다. 드론은 요동치며 떨쳐내려고 했고, 그들을 건물 안쪽 깊숙이 끌고 가며 무기를 무차별적으로 쏘기 시작했다. 건물이 카페의 마지막 고객들 그리고 드론과 함께 무너지기 직전에 파일럿이 나를 카페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실직의 스트레스는 내 뒤엉킨 뇌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나는 돌무더기 사이로 쓰러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땐 먼지가 가라앉은 뒤였다. 천천히 일어나자, 방독면 안에서 눈물 한 줄기가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차렷! 스닙스터!” 나는 캡틴의 목소리를 따라 비틀대며 돌아섰다.
 
어서 오세요... G-벅스...입니다...” 나는 휘청이며 중얼거렸다.
 
카페 행상 나부랭이는 집어 치우게.” 캡틴이 말했다. 그러고 나서 내 턱을 한 손으로 잡더니, 다른 손으로 분필을 꺼내 내 이마에 적기 시작했다.
 
“...듣고 있긴 한가, 스니퍼?” 캡틴이 말하면서, 나를 다시 현재로 끌어냈다. 나는 끄덕이며 초현실적인 회상에서 돌아왔다. 캡틴판 얘기는 거의 듣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캡틴은 파묻혔던 내 기억을 다시 꺼냈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
 
,” 내가 끄덕였다. “이제 됐어요.”
 
이제 떠다니는 매트리스에 앉아서, 나는 내가 생각했던 캡틴과 파일럿과 나의 관계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캡틴이 분필을 가지고 나한테 표식을 남긴 사례는 많았다. 깨어나서 알아챌 때마다 늘 화를 내며 닦아내긴 했지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난 내가 언제나 지성인이며, 제정신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식량과 물, 방독면 필터를 찾아냈다. 파일럿이 거의 항상 고통 그 자체였음에도 나는 그에게 황무지의 괴물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을 만한 장소에서 자라고 충고했다. 나는 캡틴의 결여된 죽음의 공포를 보완했다.
 
분명 난 일행을 살리기 위해 고된 일을 전부 도맡아 왔던 것 같았다. 지금 와서 보니 생존은 내가 깨달았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
 
나는 캡틴을 흘낏 봤다. 달로 향하는 우리의 여정에 대해 의심이나 두려움 같은 건 내비치지 않은 채, 차분하고 태연하게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고마워요.” 내가 말했다.


천만의 말씀,” 캡틴이 말했다. “착한 부하는 가끔씩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네!”


Credits

Hugs and love to all our DELICIOUS PATRONS

Art Director:
Vitaly S Alexius

Studio Cat:
Nikkita

Journal Editor:
Kaitlin Gossett

How this episode was made:



댓글

  1. 원문 페이지의 댓글에 있던 질문입니다.

    Q: 어떻게 접속불가자의 뇌를 해킹한 건가요?

    A: 스니피의 뇌는 기본적으로 주변의 라우터(브로드캐스팅 앱)에 대한 인터넷 연결을 가로막고 방해하는 바이러스로 가득 찬 컴퓨터와 같습니다. 간혹 접속이 되기도 하지만, 그를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게 하거나 시각적인 뭔가를 다운로드/업로드 할 정도는 못 되죠. 계속 방해를 받으니까요.

    스니피는 가끔씩 주변 물건들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잠시 동안만 가능해요. 그래서 그는 보통 그것들을 ‘환청’이라고 기록합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예시라면 눈송이랑:
    http://romanticallyapocalyptic.com/88
    머그/빨대/무당벌레가 있죠:
    http://romanticallyapocalyptic.com/93

    스니피가 진심으로 짜증이나 화를 낼 때 그는 네트워크에서 완전히 사라집니다. 그의 감정이 바이러스에 영향을 줘서, 그 바이러스들이 만들어내는 일시적인 폭풍을 키우거든요.
    (그의 IP를 완전히 숨기는 거예요):
    http://romanticallyapocalyptic.com/30

    저 표지판은 엄청 똑똑해서 화나지 않았을 때 그를 잡았어요. 표지판은 그에게서 끊이지 않는 송수신 신호를 필요로 했던 게 아니에요. ‘G-벅스 직원’ 바이러스를 쑤셔 넣을 순간이 필요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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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상적인 커피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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